한국국학진흥원은 근대자료를 정리하는 중에 한국전쟁과 관련된 자료들을 발굴했다.

그동안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는 전쟁의 참상과 관련된 내용들이 주로 소개되고 그 시절의 일상은 긴 공백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전쟁 중에도 사랑은 꽃피었고, 어느 날의 일상은 즐겁기도 한 모습들이 운동회, 졸업식, 결혼식, 여행, 수료식 등의 사진으로 민간에 남아있었다.

올해로 72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은 3년 동안 이어져 전국을 폐허로 만들고, 국민들의 삶을 생존이 불투명해질 정도로 피폐화시켰다.

현재 대한민국은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전쟁의 후유증은 현재 진행형이다. 남북으로, 동서로 대립하며 서로를 상처 내는 행태가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은 채 남북의 갈등은 동서로 확대되고, 동서의 갈등은 남북의 갈등을 고착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더욱 단단하게 조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근대기록자료 속 다양한 일상의 모습들은 우리가 같은 고민을 하고 함께 웃고 살아가는 이웃이고 한민족임을 일깨운다.

 

사진으로 보는 전쟁 속 일상들

1951년 안동 북후국민학교 졸업식

이 사진은 1951년 안동 북후국민학교 졸업사진이다. 두 번째 줄에 선생님들이 자리하고 맨 앞줄에는 여학생들이 흰색 상의와 검정색 하의의 한복 차림에 짧은 단발을 하고 앉아 있다. 뒷줄에는 빡빡 깎은 머리를 한 남학생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재기발랄하고 자유로운 요즘의 졸업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1952년 영주 오운국민학교 추계 대운동회

이 사진은 1952년 영주 오운국민학교 가을운동회 사진이다. 단층으로 지어진 옛 교사 건물 앞 운동장에 학생들이 무명옷을 입고 고무신을 신거나 혹은 맨발로 서 있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지금의 시선으로 볼 때 상당히 낯설다. 전쟁 중임을 반영하듯 학생들 앞쪽에 서 있는 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1953년 전남 나주의 결혼 기념

1953년 휴전을 앞둔 시기에 나주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 주인공은 전쟁 중에 피난을 갔다가 돌아와서 급히 서두르느라 사모관대도 없이 한복을 입고 신부집 마당에서 가족 몇 명만 모여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른 뒤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1953년 유도 특별강습 수료식

1953311일 경상북도 경찰국 현관 입구에서 유도 특별강습 수료식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다. 입구에는 전쟁 중의 비장함을 엿볼 수 있는 공비섬멸’, ‘삼일정신 다시뭉쳐’, ‘북진이다 통일이다등의 구호가 보인다.

1952년 안동행정강습회 기념
경주를 방문한 전상군인에 대한 각 사회단체 환영행사
1952년 전상 군인 수용시설인 부산정양원 내무반에서 식사하는 전상 군인들
군 복무시절(1951.10.30.-1954.11.20.) 지리산 화엄사에서 찍은 기념 사진

그 외에도 전상(戰傷) 군인들이 내부반에서 반찬도 없이 밥을 먹는 모습, 이들을 환영하는 행사 사진, 전역 기념사진, 경주 안압지를 관광하는 모습 등 전쟁 중이거나 전쟁 직후 많은 이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이 담긴 사진들이 발굴되었다.

이 사진들은 내년부터 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아카이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으로, 누구든 어디에서나 우리의 근대사에 쉽고 편리하게 시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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