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번째 기획시리즈 ‘안동의 젊은 예술인 권재현’
권재현의 작업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사회를 통찰하고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으며 자유와 욕망을 표현해 냄으로써 균형적으로 작업을 귀결시킬 수 있는 제어력에 있다.
우리는 모두 스타이고 우린 모두 빛날 가치가 있다는 것을 권재현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 역설한다. -평론가 김수영 글 중-

안동인터넷신문사는 안동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심층 취재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시리즈 안동의 문화예술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음악, 미술, 연극, 문학, 공연예술 등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단체 및 인물을 직접 찾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의 활동상을 인터넷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공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동아리까지 분야, 장르, 규모 등을 막론하고 취재대상의 범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시리즈는 문화예술분야 단체 및 개인 5개 팀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총 5회 연재될 예정입니다.

안동 문화예술인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내 문화 다양성이 존중되고, 문화생태계가 보다 건강해지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안동의 젊은 예술인 권재현

안동의 젊은 예술인 권재현

사랑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권재현의 작업은 이 세상에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다양한 경험에서 파생되는 사랑의 파이를 마릴린 먼로’,‘오드리 햅번등과 같은 대중 문화적 심볼에 ‘LOVE’라는 문자와 이미지를 결합시켜 또 하나의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EVA 컷팅과 붙이기 작업을 되풀이함으로써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권재현의 작업에서 보이는 대중 문화적 속성은, 사물의 무상함에 대한 통찰과 그것을 영원성으로 끌어올리려는 배려의 결정체로, 이것은 단순한 심리적 조작 논리와는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담은 작업을, 소비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대중의 정서적 심미적 만족이나 대중주의적 옹호를 담은 작품이라는 식의 평가로 일축하긴 힘들다.

권재현의 작업을 대중문화가 가지는 과잉과 혼란, 소모와 낭비, 단순한 숭배라는 범주 밖에서 해석하게 하는 힘은, 그가 삶의 굴곡을 거치면서 깨닫게 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사회를 통찰하고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으며 자유와 욕망을 표현해 냄으로써 균형적으로 작업을 귀결시킬 수 있는 제어력에 있다고 할 것이다.

마릴린 먼로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모두 스타이고 우린 모두 빛날 가치가 있다는 것을 권재현은 자신의 작업을 통해 역설한다. -평론가 김수영 글 중-

 

Q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경북 안동 출생으로 초(대구교대 안동부설초(경안 중(경안 고) 모두 안동에서 학업을 하였으며, 7살 때부터 시작한 미술을 통해 안동대학교 미술학과에 진학. 전공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위해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후 작품제작 및 연구 발표에 매진하여 2011년 미국 뉴욕<레드닷 마이애미 아트페어>등 다양한 그룹전 43여회 참여하였고, 도지다이갤러리(일본)의 전속작가로 활동하면서 2014<일본 교토 도지다이갤러리 초대전> <개인전> 4회 등 일본, 중국,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며 많은 예술가와 기획자들과 함께 꾸준히 전시활동에 매진하였습니다.

현재 안동의료원 로비에 작품<오드리 헵번 & LOVE>(가로 2.4m×1.8m)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는 전시·교육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 그림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물어 보신다면 언제부터라고 말씀드리기가 힘든 부분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접하고 낙서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림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으나 전공 하겠다는 꿈은 없었습니다.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그림을 그렸고 그림 그리는 작가가 되어야 겠다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그림 그리는 것만 좋아서 그림 공부를 심도 있게 한다는 생각도 없이 자연스럽게 미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꿈은 파일럿 이었습니다. 파일럿을 하면 세계 각국을 자연스럽게 여행하고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더불어 여러 나라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각국의 유명한 미술관도 다녀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파일럿은 꿈이라기보다는 작가가 되기 위한 하나의 발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걸 보고 듣고 느끼며 고민했던 하루하루를 늘 그림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제 꿈이었나 봅니다.

 

Q : 미술을 하면서 슬럼프나 힘들었던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A : 창조적인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많은 것들을 포기하여야만 했습니다. 창조적인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작업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벽화나 조형물 등의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작업보다 작업실의 유지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현 시대의 작가로서의 삶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냉혹한지 알아가며 창조적인 미술과 인생을 함께 한 지 이제 삼십년이 조금 더 되지만, 작품계획부터 제작, 기획, 전시까지의 과정들이 나를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유일함임을 알기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기획자라는 길을 가게 되었고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Q : 미술작가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기획자와 연계가 되어있으면서 큰 장점은?

A :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설립되고 전에 없던 다양한 기획 전시들로 지난 11년간 안동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역할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써의 밑거름이 되었다 생각되어 집니다.

다양한 예술기획은 유능한 예술가들을 초청, 발굴하고 다방면의 홍보마케팅으로 대중과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일로 제가 흥미롭게 걸어왔던 삶의 성과와도 유사한 것 같습니다.

예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가진 대중에게는 편안한 관람 여건과 전시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여 예술에 흥미가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정신적 삶이 윤택하고 풍요로울 수 있도록 이바지 하고자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관객과 작가 그리고 기획자라는 3가지의 구성을 다양하게 경험함으로써 기획을 하는 일에 많은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부산아트쇼

 

Q : 작가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였나요?

A : 작가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2014년 부산아트쇼입니다.

그 어떤 전시 보다가 가장 많은 관람객들과 만나고 소통했던 자리였습니다.

국제적인 무대에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백남준 작가의 작품, 이우완 작가의 작품들이 있는 공간 메인 자리에 해외 갤러리에 소속된 한국작가로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설 수 있었다는 것이 제 작가인생에서 참으로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부산아트쇼 관계자분들이 꼭 저만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분들을 만났고 넘치도록 사랑받은 자리인거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알록달록 동물원

 

Q : 그리고 전시 기획자로서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기획은?

A : 저는 늘 그림을 그리면서 그때그때의 감정을 그림일기처럼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기획을 하면서는 나의 생각보다는 작가와 관객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였습니다. 고민했던 기획들 중 하나가 어린이 미술입니다.

2018년부터 진행되었던 어린이 미술공모전 알록달록 시리즈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도 참신한 기획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과 손을 잡고 협력하면 성공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기획전시라고 생각됩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기획전시 알록달록 동물원전의 인기는 개막과 동시에 관람객이 5,000명을 넘을 정도로 사랑을 많이 주신 전시입니다. 대도시에선 흔한 일들이지만 인구 16만여 명의 지방소도시 안동에서는 유례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기획은 미래 미술을 이끌어갈 어린이들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을 발표할 발표의 장을 마련해주고, 어린이들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획되었고, 가장 순수한 눈을 가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다운 그림을 전시하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을 관람객들이 많이 공감하고 좋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보통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투자되는 만큼 예산도 참 중요한 부분인데, 힘이 되었던 것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전시기획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국비 지원도 뒤따랐던 부분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알록달록 동물원

그만큼 공을 들인 기획이라 그런지 전국에서 600여명의 어린이들이 작품을 출품 하였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100개의 작품을 꼬마아티스트로 선정, 선정된 작품을 조형물로 만들었습니다.

조형물은 입체라기 보다는 등신대의 기법을 활용하여 평면의 그림을 조형물로 다시 표현 되어 조각, 페인팅, 디자인, 설치미술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20여 명이 힘을 합하여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혼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 이었습니다. 지역 작가들이 내 일처럼 미래 작가들을 위해 나선 덕분이라고 생각되어 지는데요. 다시금 참여해주신 작가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시회 엽서 디자인

전시 기획자로 경력이 많지 않지만 그 동안의 기획전은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이런 기획들은 학부시절부터 벽화마을 조성, 엄마까투리 조형물 설치 등 공공미술 사업에 활발히 참여한 부분도 밑거름이 된 거 같습니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이 수준 높은 전시기획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Q : 지금현재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전시담당으로 활동하시면서 앞으로의 각오는?

A : 진행되는 모든 전시콘텐츠에 기획자의 생각들과 각오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재 준비되는 전시는 앞으로 두 번은 못할 전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의 앞으로 각오라고도 생각되어 집니다.

현재 준비중인 전시는 한국근현대미술명작전입니다

한국근현대미술명작전은 고려대학교박물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20세기부터 현재까지 한국미술의 변천을 살펴보는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대규모 전시입니다.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등 작가 70여 명의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며, 전체 작품을 시대별로 나열하여 총 5개의 섹션 -계승, 수용, 혁신, 자립, 융합- 으로 구성하였습니다.

한국적인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부터 새로운 표현양식을 지닌 현대 작품까지, 격변하는 역사와 함께 성장한 한국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도지다이 개인전

좋은 콘텐츠를 지역에 선보이는 게 저의 각오라고 생각되어집니다. 훌륭한 전시는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모든 전시는 1년 가까이 준비하고, 10년 전부터 대중성과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대중과 소통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전시기획자가 되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되어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도시의 문화적 생태를 보는 다양한 인프라 중 미술관 또는 문화예술 공간을 빼 놓을 수 없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예술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예술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힘은 자긍심입니다. 이는 선진국의 인류학자나, 미래학자, 미학자들이 공히 인정하는 것 입니다. 바로 이 자긍심이 지역의 차별화를 이끌어 내고 경제적으로 움직이게 하며, 나아가 우리의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바로 이 자긍심을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지역 예술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잠재적 역량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원로작가의 예술적 가치를 재평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의 교류와 젊은 작가들의 발굴과 발표의 장을 끊임없이 모색하고자 합니다.

 

Q : 목표와 꿈은?

A : 예술이라는 포장된 무언가가 아닌 정말 필요로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의 798, 영국의 테이트 모던, 독일의 미술관 인천에 아트 플렛폼 처럼 버려진 공간에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서 또 다른 공간을 만들고 안동에도 예술가들이 즐기면서 예술의 혼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안동은 인근 다른 큰 도시에 비하여 미술작가가 많지는 않지만 좋은 작가들은 많다고 생각됩니다.

안동 작가들의 연구와 아카이브를 집중적으로 하여 지역 예술화의 차별화를 구축하고, 인근도시와의 교류 또한 충실히 계획하여 안동시 예술가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문화 예술 도시의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강구하여 최선을 다 하고 싶습니다. 지역 작가의 작품뿐 만 아니라 지역 컬렉터와 작품 소장가 등 전시에 관련된 자료들의 파악에도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순수 미술대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예술가인 미술전공 졸업자들의 대도시 이주라는 역외수출을 방지하고 안동을 중심으로 활동무대를 구축하기 위한 공간인프라 및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획을 강화하고, 고품격의 전시기획에 지역예술가를 초대하며, 원로 및 중견작가들의 시장 진출할 수 있도록 견인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하여 복합적이고 큰 시야로 단계적 시도가 중장기적으로 계획되어 좀 더 문화 예술 도시의 자리매김을 해야 된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 이 기사는 안동시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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