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대·클로로퀸·덱사메타손 등 코로나 예방·치료 입증안돼
전문가들 "허위 치료법 맹신해 개인방역 소홀해지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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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약과 민간요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치약으로 둔갑한 가짜 정보들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부작용과 함께 개인방역마저 해이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제가 코로나 확진자로 입원하자마자 속이 메슥거리고 기침 가래가 생겼는데, 이 고춧대차를 마시고 나서 증상이 싹 없어졌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및 증상개선 특효 고춧대차'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한의사 A씨의 개인 유튜브 방송 내용이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목사는 고춧대차를 마시고 증세가 호전됐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조회수 13만회를 기록하며 널리 퍼졌다. 그러나 대한한의사협회는 고춧대의 코로나 치료효과가 실제로 입증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계진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고춧대의 코로나 예방·치료 효능이 밝혀진 적이 없다"며 "고춧대차라는 게 감염병 치료에 활용된 사례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들이 코로나19 감염 취약자인 고령층을 중심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방송 댓글창에는 "어머니께서 이 영상을 보내주셔서 보고 답답해서 글을 올린다"며 "잘못된 정보로 코로나에 걸려 생사가 위독해지게 된다면 책임질 수 있습니까"라는 글이 적혔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이 고춧대가 코로나 면역에 좋다는 카카오톡을 계속 보내고 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고춧대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식약처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천일염이 코로나19 예방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 교회 목사가 신도들에게 소금물을 뿌려 집단감염 사태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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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 © 로이터=뉴스1 |
방역 전문가들은 이런 허위 치료법들이 널리 퍼져 방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병률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5대 원칙을 지키고 난 후 고춧대차같은 것이 좋다고 해서 복용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좋다고 맹신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5대 원칙을 소홀히 할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그런 것들을 믿고 자신은 괜찮다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가짜뉴스가 퍼지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말과 방대본 브리핑을 듣고 효과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개인적으로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인의 경우 허위정보 유포는 의료법에 근거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의료법 제56조는 의료 관계자들이 환자의 치료 경험담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하거나, 거짓된 내용을 유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진녕 변호사는 "임상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은 것을 방송할 경우 소비자보호법상 과장광고에 해당한다"며 "관련 법률상 입증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의료인들이 허위 광고하면 의료법상 위반이 적용되고, 실제로 판매까지 했다면 상거래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원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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