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김씨 예안파 집성촌 - 600년 역사의 명가

안동에서 도산서원을 가는 국도를 따라 17km 정도 지나면 군자마을이라고 새긴 표석을 만난다.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외내마을이 수몰되어 광산김씨 예안파의 600여년 세거지를 간직한 후조당종택을 비롯하여 묘우, 정자, 강당 등 중요 건물들을 약 2km 떨어진 현재의 오천리 군자마을로 이건하여 형성된 마을이다.

광산김씨 예안파의 입향조는 농수 김효로(1455-1534)인데 아들 김연과 김유가 중종때 명신으로 이름을 얻고 그 자손들이 번창하여 진성이씨, 봉화금씨, 안동권씨와 혼맥을 형성하면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오천리(외내)에서 청량산에 이르는 낙동강의 물굽이 아홉군데를 도산구곡이라 하고 시를 지어 그 아름다움을 노래했는데 군자마을이 바로 도산구곡의 출발지 제1(운암곡)이다.

 

군자들이 사는 마을, 오천 칠군자

후조당

후조당

군자리라는 명칭은 한강 정구(1543-1620)가 안동부사로 있을 때 오천의 한 마을에는 군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감탄한 이후로 군자리라고 했다고 한다. ‘군자들이 사는 마을이란 정말 명예스런 찬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학문과 인품이 뒤어난 오천출신 일곱 사람의 인재를 오천 칠군자라고 불렀는데 후조당 김부필, 읍청정 김부의, 산남 김부인, 양정당 김부신, 설월당 김부륜, 일휴당 금응협, 면진재 금응훈 등이다. 모두 김효로의 친손과 외손으로 퇴계문하에서 함게 공부한 제자들이다.

대표적 인물인 김부필의 지조와 절개는 퇴계가 쓴 한 편의 시로 짐작할 수 있다.

후조당 주인 본래 절개 굳어 벼슬 내려와도 즐거워하지 않네...”

김부필은 일생을 처사로 보냈지만 이조판서에 증직되고 문순공시호를 받았다.

 

건축문화의 보고, 고택과 누정

탁청정

탁청정

후조당(後彫堂)은 광산김씨 오천종택 부속별당으로 중요민속자료 227호로 되었으며, 후조당 현판은 김부필의 스승인 이황의 친필이다.

탁청정()1514년 김유가 지은 가옥에 딸린 정자인데 개인정자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명필 한석봉의 현판이 걸려있다.

군자마을에 남아있는 고택과 누정들의 당호는 오천 칠군자의 호를 따르고 있다.

현재 군자마을은 20여동의 고건축물과 보물로 지정된 문서 및 여러 유물을 간직하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전하는 광산김씨 호구단자’, 탁청정 김유 선생의 조리서 수운잡방’, 의병장 김해 선생의 항병일기등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군자마을의 유산이다.

안동에는 수많은 문화유산이 존재한다. 문화유산을 보존과 더불어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면 과거의 건축술 및 우리 선조의 삶의 지혜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고택체험 힐링명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군자마을은 방문객이 묵어갈 수 있는 후조당 등 여러 고택이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여행을 즐기는 요즘, 비대면 생활로 움츠려진 몸과 마음을 자연 속 고택체험을 하면서 하루저녁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여유를 가져보자. 물안개 피어오르는 안동댐 호반 아침 전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군자마을은 관상, 광해 등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중 공연 및 고택음악회 등으로 새로운 문화체험공간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성현이 지나가면 산천초목이 빛난다고 했는데 도포자락 날리며 선비들이 거닐었던 옛길의 모습들을 안동선비순례길이 시작되는 군자마을에서 떠올려 본다.

                                                                                                                                                              조상인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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