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기획시리즈 안동의 서예인 일계 권기영

서예란 벼루에 맑은 물을 붓고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은은한 먹 향을 맡으며 사색과 함께 먹을 곱게 갈아서 하얀 화선지 위에 흠뻑 먹을 찍어 거침없이 일필휘지...
선지에 먹이 베어드는 그 아름다움과 기운차게 지나는 곳의 역동성 여유롭게 붓이 지나가는 곳에서 만나는 중후함 등의 멋스러움~
서예는 우직할 정도의 학습 태도가 가장 좋다.

안동인터넷신문사는 안동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심층 취재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시리즈 안동의 문화예술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음악, 미술, 연극, 문학, 공연예술 등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단체 및 인물을 직접 찾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의 활동상을 인터넷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공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동아리까지 분야, 장르, 규모 등을 막론하고 취재대상의 범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문화예술분야 단체 및 개인 10개 팀을 대상으로 총 10회 연재될 예정입니다.

안동 문화예술인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내 문화 다양성이 존중되고, 문화생태계가 보다 건강해지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서예가 일계 권기영

Q. 간략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아호:一界 성명:權奇永, 1960년 안동에서 33녀 중 다섯째로(둘째 아들) 태어났으며 안동 용상 초등학교, 경안중학교, 경대 사대부고를 거쳐 군문에 입문 발칸포대 소대장, 사단 사령부 군수처 운영장교, 전방 포병대대 정보장교, 포대장 등 여러 보직을 경험하고 서예에 전념하고자 87년도에 전역 후 서실을 개설 현재 34년째 서예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Q. 서예를 하게 된 계기는?

안동은 유교문화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아직도 뿌리 깊게 박혀 있습니다. 제가 어렸던 시절만 해도 어른들께서 의관을 정제하고 바깥출입을 했었지요. 先考께서는 경필 보다는 남자는 모필을 잘 써야한다며 수시로 벼루에 먹을 갈고 글씨를 쓰게 하셨으며 은근히 형제들에게 경쟁도 부쳤지요.

그리고 입춘 방, 기제사, 또는 묘사에 지방, 축 등을 잘 쓰시는 어른들을 제쳐두고 애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시키는 등 그러한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붓을 가까이 하여 붓글씨 쓰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장교로 임관 후에도 어디를 가던 서예 관련 서적을 지참하고 다니다시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전방 소대장근무 후 후방 부대 사단 사령부로 발령이 나서 서예를 할 수 있는 여건은 더 없이 좋았으나 대위 진급 후 계획 인사로 다시 전방 근무 배치를 받음으로써 일상과 같은 붓을 잡을 시간이 없어 서예에 전염하고자 적성에 잘 맞는 군 생활도 뒤로하고 1987년에 전역과 동시에 서실을 개설, 부족한 공부를 할 겸 후진 양성의 길로 접어들어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저희 때만해도 서예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 전무하고 오직 잘 쓰는 선생님을 찾아가 배우는 도제식 방법이 유일 했었습니다

최근에서야 대학에 개설 인가가 승인되어 정규 학부과정으로 존재하지만 그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거의 폐과가 된 실정이라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Q. 서예란?

A. 書畵同原(문자와 그림은 근원이 같다)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문자는 그림으로 부터(상형) 출발하여 정보 전달 기능으로 발달한 것이 문자가 되었습니다. 한자를 구성하는 체제는 더욱 그러합니다. 특히 한지의 발명과 모필 이라는 특수한 필기도구의 발명으로 그 회화적 표현 요소는 극대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예를 중국에서는 서법, 일본에서는 서도라고 부릅니다. 이건 이건 라고 일컫던 동양 3국 한자 문화권에서는 모두 서예를 수양의 방편으로 삼았으며 동양 예술의 정수를 담고 있는 것이 서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15세기에 훈민정음을 반포 하면서 한글에 붓글씨체를 도입 그 단아하고 아름다운 한글 서체가 생겨하게 되었습니다.

한문 서체의 복잡한 획에서 이루어지는 기하학적 분위기의 연출과 한글의 간략한 자모음에서 이루어지는 단아함은 경필 문화에서는 없는 동양 모필 문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벼루에 맑은 물을 붓고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은은한 먹 향을 맡으며 사색과 함께 먹을 곱게 갈아서 하얀 화선지 위에 흠뻑 먹을 찍어 거침없이 일필휘지...

선지에 먹이 베어드는 그 아름다움과 기운차게 지나는 곳의 역동성 여유롭게 붓이 지나가는 곳에서 만나는 중후함 등의 멋스러움~

Q. 주요 활동 사항은?

A.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서 안동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지역 미술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안동에서 실시하는 국제유교문화 서예대전 태동에 기여하였으며 심사위원장 및 운영위원, 초대작가상 등을 수상하고 경상북도 서예문인화 대전 심사위원장 및 운영 초대작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분 심사위원 등과 한···베트남·싱가폴 등 많은 국제전과 한국 명가전, 근 현대 명가 서품전 등 국내 전에 출품했으며 최근에는 세계 서예 전북 비엔날레 본 전시에 초대 출품했습니다.

현재 한국 서예가 협회 회원, 초정 서예 연구원 운영위원이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타 장르 작가들과의 교류 모임인 오색문화예술연구소 일원으로서 안동 예술의 전당에서 오색야몽이란 이름으로 단체 드로잉 전을 개최하였으며 앞으로도 매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예움텨 한자 마을 활성화를 위한 서당체험 학습 프로그램에 훈장역할을 담당, 학생들의 선비문화 체험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평소 용상동에 위치한 청원서실에서 작품 연구와 지도에 전념하고 있으며 1987년도에 고창연묵회를 결성, 격년에 한 번씩 작품 발표회를 실시 서예 저변 활동에 노력하고 있으며 지방에서 치러지는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여 많은 수상자 및 초대작가들을 배출하여 지역 서예 발전과 서예 동호인 저변 확대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소망이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A.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좀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건강했으면 싶고 후배들에게 욕먹지 않는 서예가로 남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리고 서예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조언을 한다면 조급히 서두르지 말고 한 점 한 획을 정성들여 그어 나가다보면 한 가 완성되고 또 한 문장이 완성되어 각 서체별 공부가 완숙되면서 궁극에는 서예의 오묘한 경지에 까지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서예는 우직할 정도의 학습 태도가 가장 좋다고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법고창신, 온고지신하여 모든 분들께서 서예의 眞美(진미)에 이르시길 기원합니다. 健筆(건필)!

* 이 기사는 안동시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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