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기획시리즈 ‘도전하는 음악가 김승언’
안동에도 시립교향악단이 있으면 좋겠다.
2019년 안동에서는 처음으로 트롬본 리사이틀, 다양한 솔로 연주와 다수의 오케스트라 협연 등 악기 연주자로 활동

안동인터넷신문사는 안동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심층 취재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시리즈 안동의 문화예술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음악, 미술, 연극, 문학, 공연예술 등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단체 및 인물을 직접 찾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의 활동상을 인터넷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공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동아리까지 분야, 장르, 규모 등을 막론하고 취재대상의 범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시리즈는 문화예술분야 단체 및 개인 10개 팀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총 10회 연재될 예정입니다.

안동 문화예술인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내 문화 다양성이 존중되고, 문화생태계가 보다 건강해지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열네 번째 이야기 도전하는 음악가 김승언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안동의 젊은 음악가 김승언. 안동에서 대학을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시립교향악단 수석 활동을 하며 안동예술제에서 신인상을 받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과 후학양성에서도 힘쓰는 김승언 연주자는 오늘도 새로움에 도전한다.

Q. 지금 하고 있는 일은?

A. 현재 김천시립교향악단에 트롬본 수석단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안동대학교 음악과 트롬본 외래교수 및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소속인 안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안동 꿈의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화령중학교, 경북 항공고등학교, 한국생명과학고, 김천 소년교도소 빅밴드 트롬본강사로 활동을 하며 후학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안동에서는 처음으로 트롬본 리사이틀을 하였고, 포항 미술관 음악회를 비롯하여 공공기관에서 초청 받아 다양한 솔로 연주와 다수의 오케스트라 협연 등 독주악기로서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동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대표로 오페라 반주 및 각종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으며, 여러 오케스트라에서는 트롬본 수석으로 연주 활동하고 있고, ‘비보브라스라는 팀을 창단하여 각종 행사 찾아가는 음악회, 초청연주 및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기획으로 다수의 공연을 하고, 영국 런던에서 초청공연을 받고 연주회를 하는 등 앙상블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 언제부터 트롬본이라는 악기를 접했는지?

A : 사실 저는 이 트롬본이라는 악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저희 반에 관악부 지휘자 선생님께서 각 반을 다니며 모집을 하셨고 그 때 발탁이 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서 금상 및 여러 대회에서 입상을 하여 한때 경북 인근 관악부 사이에는 붐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저는 관악부가 없는 중학교를 입학하게 되었고 이후 관악부를 그리워하다가 고등학교 진학 후에 교내에 있는 오케스트라에 입단했습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생활 중에 저는 저의 진로를 찾았고 그 후 전공으로 까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공을 시작한 후에는 열심히 연습을 하여 고3때는 각종 고등학교 콩쿠르에서 1,2위 입상을 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학창시절 악기 전공은 시작이 되어 음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번 씩 어린 시절 관악부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기도 합니다.

아직도 저를 처음으로 트롬본이라는 악기를 잡게 해주신 선생님과 고등학교 때에 대학 진학을 도와주신 오케스트라 지휘를 해주신 선생님을 자주 찾아뵙고 있습니다.

사실 작년에 제가 결혼을 했는데 그때 주례를 봐주신 분이 어릴 때 제가 악기를 가장 처음 잡게 해주신 이 선생님이십니다. (웃음)

Q 기억에 남는 연주가 있다면?

A 하나를 뽑자니 너무 힘이 드는데요, 군악대 있을 때 마칭 연주, 비보브라스 영국 연주, 비보브라스 정기연주회, 작년에 했던 독주회, 안동공연문화예술축제 등등 많은 연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래도 연주회 당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기 보다는 그 연주를 하기 위해서 준비 한 기간과 기억에 남는 연주는 비례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연주를 뽑자면 비보브라스의 영국 연주를 꼽고 싶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늦었지만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기회였고 그 처음이 초청공연이라는 그 설렘과 동시에 부담감도 많이 있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는 아무래도 망신을 당하면 큰일이다라는 생각도 들었기에 연주뿐만이 아니라 퍼포먼스도 한국에서 통하는 것이 아닌 해외에서도 통하는 퍼포먼스를 연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비도 너무 많이 오고 환경이 좋진 않았지만, 오셨던 분들 모두가 하나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여행하다시피 공연을 마치고 왔습니다.

Q.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그중에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있다면

A. 현재 대학교부터 중, 고등학교 여러 학교 강의를 나가는데 악기를 잘하는 인재 아이들도 소중한 아이들이지만 엘 시스테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중 13년도 창단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 해온 학교인데 이 아이들은 문화적인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한 아이들이였고 음악을 접할 길이 전혀 없는 시골 아이들입니다.

전교생이 오케스트라를 하는 점에서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모든 점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 1등을 하는 등 멋진 결과를 보여준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학교 외에는 안동에 꿈의 오케스트라 학생들이 있습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대여해주고 이 아이들이 여러 가지로 지원과 혜택을 받으며 수업을 하면서 성격이나 행동들이 점점 좋게 바뀌어 가는 과정을 보면 보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 이런 음악적 교육이 확대되어 그 음악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대학교 학창시절의 김승언은?

A. 보통 입시 할 때가 공부 혹은 연습을 가장 많이 한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대학교 다닐 때가 입시 시즌보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군대를 전역한 이후에 바로 학교 관현악 파트의 장을 맡게 되었고 저는 학생들의 모범이 되겠다는 생각에 연습을 하다가 보니 습관처럼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방학 때는 제가 연습하는 방에 벽에 악보를 전부 붙여 놓고 연습하고 녹음기, 마우스피스는 필수로 들고 다니는 등 별 방법을 다 써서 10시간 이상씩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협주곡의 밤 협연 및 지역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고 각종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학년 때는 음악과 학회장을 맡게 되었는데, 마찬가지로 학회의 일을 하면서 콩쿠르준비 한다고 바쁘게 1학기를 보내었고 2학기에는 졸업연주회, 협연준비를 하다가 보니 바로 시립교향악단 오디션이 자리가 나게 되었습니다.

운도 따랐고 학창시절에 열심히 하다가 보니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의 김승언이라 하면 거의 학교에서 새벽까지 연습하고 음악관 전체 불 끄고 내려왔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남습니다. 그래도 연습만 했더라면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겠지만 미친 듯이 재미있게 놀았던 시기도 많이 있기에 후회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Q. 트롬본이란 악기의 매력은?

A. 트롬본은 정말 생소한 악기라 볼 수 있는데 매력이 많은 악기입니다. 제 생각에는 트롬본 소리는 가슴에 먼저 와 닿는 소리인 것 같습니다. 중저음의 낭만적인 사운드를 가진 악기입니다. 트롬본은 트롬바(=저음 트럼펫)로 처음에는 불려왔습니다. 현악기에서는 비올라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트롬본의 소리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호른의 소리와 비슷하며 호른이 푸근하고 넓은 소리를 낸다면 트롬본은 직선 소리가 나기 때문에 같은 저음을 내더라도 파워가 있습니다. 금관악기에서 트럼펫이 테크닉으로 귀를 즐겁게 해준다면 트롬본은 묵직한 소리로 가슴을 울리는 역할을 하며 파워 있는 감미로움을 표현합니다.

만약 어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행복한 상황만 보여주면 그 스토리는 재미가 없을 겁니다. 악당이 갑자기 나온다거나 반전이 있거나 해야 재미가 있겠죠. 이런 크고 웅장함, 에너지를 자주 표현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포근함, 슬픔을 멋지게 표현 할 수 있는 색깔을 가진 악기입니다.

리고 모든 악기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트롬본의 장점은 누르는 키가 아닌 유일하게 밀고 당기는 슬라이드를 통해 재밌는 기교나 때로는 느끼함(?)을 표현할 수도 있는 악기라 봅니다.

대학원 과정 미국예일대 교수와 함께

Q. 안동대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까지의 동기

A. 안동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건 아닙니다. 졸업하고는 시립교향악단에 들어가게 되었고 대학원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처음 들어갔을 때 긴장도 많이 하다 보니 합주 능력도 쳐지는 것 같고 어디서부터 공부해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항상 솔로로만 성적을 거두었지 앙상블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고 싶었고, 기왕 가는 대학원을 예술하는 사람들의 선망인 학교에 꼭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해 사실 시험 친다고 했을 때는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실기 장학금을 받고 수석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기숙사 생활도 하였고 지방에서 왔다갔다 통학도 해가며 여러 훌륭하신 지도교수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고 배워서 무사히 졸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Q. 부부가 악기를 한다고 들었는데 음악인 부부의 삶은?

A. 사실 많은 분들이 여쭤보시는데 저희와 마찬가지로 선· 후배들 중 음악하시는 커플들이 많이 있습니다. 장점은 서로의 일을 이해해주고 대화가 잘 통하는 점이 아주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합주를 하면 연락하기가 힘들고 연주를 앞두면 예민해지고 어떨 때 힘들어하고 좋아하는지 등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한다거나, 연주를 기획함에 있어서 아이디어를 논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음악적인 교육에 있어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서로의 악기 특성을 파악하여 음악적 공유를 하는 등 지도하는데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을 꼽으라면, 연주를 했을 때 너무 솔직한 지적과 음악 하는 사람에 있어 환상이 덜하다는 점?(웃음) 제 생각엔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Q. 바라는 안동의 클래식 음악 문화는?

A. 저는 대학교를 안동에서 졸업을 했고 현재도 안동에 거주하고 있기에 안동 내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에 대한 열정이 확고합니다.

안동은 비록 소도시에 속하지만 문화, 관광이 발전을 하여 지역 관광도시로 선정되었으며 문화적인 혜택이 많은 도시입니다.

우수한 공연시설을 갖춘 안동문화예술의전당과 특히 경북지역의 유일한 음악과가 있는 안동대학교가 있어 훌륭한 클래식 음악인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고 안동 시민 분들은 음악적 교양이 높은 편입니다.

안동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로써 아쉬움이 있다면 안동에도 시립교향악단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력 있는 선·후배님들이 안동을 졸업하여 저와 같이 대구, 포항, 김천, 진주 등 타 오케스트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안동시에 이런 오케스트라가 생기게 되면 안동 지역민들이 클래식 연주회를 많이 관람하여 음악적인 교육과 더불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될 것이고, 조금이나마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클래식 연주와 시민들이 더욱 가까워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주자들은 관객들에게 대중적인 클래식 음악으로 쉽게 다가감으로써 클래식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에게 좀 더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기획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저는 안동에서 살고 있는 열심히 도전하는 음악가 김승언입니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공부를 하여 음악에 접목시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건네주는 따뜻한 트롬본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보브라스를 통하여 수준 높은 공연의 질은 물론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을 하여 관중과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만들 것입니다.

제가 활동하는 이 안동지역이 예술 쪽으로 손꼽히는 도시로 우뚝 서게끔, 다양한 시도 및 도전을 할 것이며, 음악인들 사이에서는 본보기 되는 선배, 열심히 하는 후배가 되도록 더욱 더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 이 기사는 안동시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저작권자 © 안동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