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기획시리즈, 우리나라 최고의 춤 꾼 ‘하회별신굿탈놀이 이매役 김오중’
관객과 소통하고 관객을 웃게 만들고 춤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갈 것, 오늘도 비틀걸음 이매는 행복한 미소로 관중에게 다가간다.
제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개인 연기상을 탄 것으로 아내에게 한 약속 지켜

안동인터넷신문사는 안동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심층 취재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시리즈 안동의 문화예술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음악, 미술, 연극, 문학, 공연예술 등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단체 및 인물을 직접 찾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의 활동상을 인터넷 지면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공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를 비롯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동아리까지 분야, 장르, 규모 등을 막론하고 취재대상의 범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시리즈는 문화예술분야 단체 및 개인 10개 팀을 대상으로 지난해에 이어 총 10회 연재될 예정입니다.

안동 문화예술인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내 문화 다양성이 존중되고, 문화생태계가 보다 건강해지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열세 번째 이야기 우리나라 최고의 춤 꾼 하회별신굿탈놀이 이매김오중

Q.어떤 이유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시작하게 됐나?

A.처음 탈춤을 시작한 것은 1978년 이었다.

이매로 산 세월이 40년을 넘기고 나니 재미나는 일 힘들었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처음 춤을 추기위해 연습장을 기웃거리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현재 인간문화재로 활동하시고 계시는 이상호 선생님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우연한 기회에 탈춤회원들과 이상호 선생님이 길을 걷다가 탈 중에서 바보역이 있는데 각자 바보걸음을 해보라며 따라 하기를 하는데 그때 따라하는 내 모습을 보고 이매의 적임자라며 이상호 선생님이 같이 탈춤을 해 보자고 권유를 하셨다. 몇 날을 고민 끝이 같이 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탈춤 연습장을 찾게 되었다.

그때는 하회가면극연구회라는 명칭으로 안동에서 생활하는 젊은 청년들의 모임에 불과 하였고 선배님들과 어울리는 재미에 소위 말하는 멋모르고 시작한 탈춤이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탈춤인생’ ‘바보인생’ ‘이매인생으로 살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이매役 김오중

Q.이매인생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A.197810월에 강릉에서 개최하는 전국민속경연대회에 경상북도 대표 팀으로 선정되어 연습이 시작되고 당시 대통령상을 목표를 합숙훈련을 거쳐 경연에 참가했다. 결과는 대통령상은 아니지만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특히 군 복무시절에 보존회에서 공문을 보내주어 19815월 여의도에서 열린 축제 국풍81에 참가하게 된 것은 지금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Q.예술인들은 항상 가난하다던데 생계는 어떻게 꾸려가나?

A.19973월부터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이 있기 전까지는 보상비하나 없는 탈춤이 가정을 가진 가장으로서 가장 큰 고민이었다.

다행히도 9남매에 막내인 제게 시집와서 홀시어머니를 돌아가실 때 까지 14년을 정성으로 모셔 주었고 가정과 경제를 모두 책임져 주는 아내덕분에 오늘까지 내 이매인생이 있지 않았나 싶어 아내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다.

돈은 제가 벌고 어머님을 잘 모실 터이니 당신은 이매 탈을 쓰고 이 나라의 최고의 춤꾼이 되어 주세요. 명예는 대가 없이 그냥 오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부모와 남편이 된다 생각하시고 최고의 광대만 되어 준다면 당신 역할은 다하는 것입니다라는 아내의 말이 지금까지 저의 든든한 울타리로 남아 있어 이 지면을 통해 감사하며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201910월 제 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왕중왕전에서 전무후무한 개인 연기상을 탄 것으로 아내에게 약속을 지킨 것 같아 마음이 홀 가분 하다.

Q.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이매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A.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이매는 약방의 감초역할 이라고나 할까?

극 중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관객을 웃게 만들고 춤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도 이매의 역할이다.

양반도 우습고 선비도 우습고 세상이야 돌아가던 말도 초랭이에게 놀림을 당하면서도 세상 편하게 웃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똑똑한 바보다. 오늘도 비틀비틀 걸음 이매는 관중의 행복한 웃음에 미소로 세상을 맞이한다.

Q.이매 탈은 어떤 탈인가?

A.이매는 선비의 하인이다. 종은 세습적인 신분인 반면 하인은 필요에 따라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음이 다르다. 따라서 이매는 똑똑하고 수단만 있다면 하인의 신분을 면할 수 있다.

비틀거리며 걷고 실눈에 눈꼬리는 처지고 이마와 볼의 주름살이 합쳐 바보같이 보여 친구의 초랭이에게 항상 놀림을 받는다.

아래로 쳐진 눈꼬리는 순박한 상을 보이며 걱정하나 없는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넘어져도 웃고 놀림을 받아도 웃고 슬퍼도 기뻐도 웃는 표정이 이매의 매력이다.

사람들을 나를 탈을 벗으나 쓰나 표정이 같다고 한다. 그만큼 내가 이매 탈에 빠져 이매와 한 몸으로 살아서 닮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비록 허 도령이 만들다 완성하지 못한 미완성의 전설의 탈로 남아 있는 이매 탈 이지만 나에게는 미완성이 아닌 인생의 완성품으로 남고 싶다.

Q.공연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나?

A.하회별신굿탈놀이의 구조는 신 내림을 받는 강신과정과 신을 즐겁게 해드리는 오신과정, 신을 다시 본디자리로 돌려보내는 송신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상설공연은 6개 마당을 공연하고 있다.

무동마당: 각시 탈은 성황신의 현신으로 받들어져 땅을 밟지 않고 무동을 타며 구경꾼들은 서낭 대에 옷가지나 비단을 걸쳐 소망을 빌고 꽹과리를 들고 사람에게 건립하고 건립을 응하는 것은 신의 힘을 빌려 덕과 복을 받으려는 신성의 표현이다.

주지마당: 주지는 사자의 형상을 단순화 한 것으로 암수 한 쌍의 주지가 삼베 포대기를 뒤집어쓰고 등장하며 춤을 추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잡귀와 사악한 것을 쫓아 탈판을 정화하고 싸움에서 암놈이 이기는 것은 다산과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다.

백정마당: 신분차별에서 오는 제도의 모순에 저항하고 소불알을 내밀며 외치는 행동은 겉으로는 성을 금기시하며 은밀하게 성을 즐기는 유교체제의 도덕률과 양반들의 도덕적 위선을 비판한다.

할미마당; 시집 간지 사흘 만에 과부가 되어 겪는 한평생의 궁핍한 삶의 신세타령을 베틀가를 통해 얘기한다.

파계승마당: 고려 말 불교와 스님들의 타락상을 풍자하고 있다. 여인에게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종교적인 계율의 굴레를 떨치고 인간본성으로 돌아가 세속적인 삶을 즐기는 과정으로 속세를 버리고 구도하는 스님들의 이중적인 삶을 통하여 종교적 세계관의 허위를 풍자하고 스 님 들의 위선을 신날하게 비판한다.

양반 선비마당: 대립하는 구도를 통하여 지배층의 위선과 가식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지체와 학식을 내세워 군림하는 당시 지배층의 사회적 근거를 하나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부정해 버림으로써 탈놀이의 전승주체인 상민(민중)들의 억눌린 감정과 불만을 해소할 수 있다.

Q.공연 시 어려움은?

A.지금은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

현재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지만 상설공연이 있기 전까지는 금전적으로 너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지금의 젊은 회원들에게 금전적인 어려움 없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공연에만 열중 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수상이력은?

A.197810월 강릉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단체 문화공보부장관상 수상했고, 2015년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에서 전통문화 예술 활동 부문에서 중요무형문화재 보존·계승 발전공로대상을 수상했으며 제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단체는 금상, 개인부분에서 유일한 연기상을 수상했다.

Q.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나는 이매가 좋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갈 것이다.

탈을 쓰고 관객과 소통하며 세상을 향해 나는 이매를 사랑한다 하고 외치고 싶다.

신혼시절 이사를 위해 이사 날짜를 잡으러 모 철학관을 갔을 때 그 선생님이 저보고 이방 끝에서 저쪽 방 끝까지 걸어보라 했다 두 번을 걷고 나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상하다 걸음은 바른데 왜 자꾸 내 눈에는 걸음이 절뚝절뚝 거리는 걸로 보이지 했다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이매 탈은 나에게 엄마요. 아내요. 나 자신이요. 인생의 동반자 이다.

* 이 기사는 안동시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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