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강아지똥에게 민들레 꽃씨를”
권정생문학상 표명희 작가 장편 ‘어느 날 난민’ 수상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 귀천 12주기 추모의 정 행사에서 한 시민이 선생의 영정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 귀천 12주기 추모의 정 행사에서 한 시민이 선생의 영정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강아지똥을 통해 죽음과 삶의 문제를 이야기 한 동화작가 권정생. 그는 궁핍한 생활로 얻은 폐결핵과 늑막염으로 평생 병마와 싸우다 동화를 써 모은 인세 10억 원을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데 써달라며 유언한 뒤 2007년 별세했다. 스스로는 가난한 종지기로 한 평생을 살았지만, 세상에 민들레 꽃씨를 뿌리 듯 아름다운 동화 100여 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성자(聖子)이다. 올해로 벌써 선생의 귀천 12주기를 맞는다.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권정생 선생의 귀천 12주기를 기리는 추모의 정행사가 열렸다. 다수의 문학계 인사들과 지역 문인들, 선생과 일직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동무 까지 생전 선생과 인연이 닿았던 이들 다수가 참석했다. 특히 추모식 날짜에 맞춰 문학기행을 온 경남 양산 화재초등학교 어린이 25명도 자리를 함께 해 고인의 빈자리를 메웠다.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 귀천 12주기 추모의 정 행사에서 권영세 안동시장 등 참석자들이 선생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 귀천 12주기 추모의 정 행사에서 권영세 안동시장 등 참석자들이 선생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추모사에서 빌뱅이 언덕 작은 오두막에서 강아지 뺑덕이와 함께 살며 세상에 아름다운 꽃씨를 뿌리고 가신 권정생 선생을 추모하면서, 각박한 세상에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 주신 선생의 아름다운 이웃사랑이 꼭 실현되길 기원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발간된 권정생 선생의 동화 신간을 영정에 올리는 도서 헌정식에 이어, 몽실언니 도서지원사업 선정처 증서 전달식도 함께 진행됐다. 올해는 안동시 옥동7주공 마을문고와 구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각 100권씩, 아프리카·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에 200권이 전달된다.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 귀천 12주기 추모의 정 행사에서 박연철 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7일 안동 일직면 권정생 동화나라에서 열린 권정생 선생 귀천 12주기 추모의 정 행사에서 박연철 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추모식에 이어 제10회 권정생 문학상 수상식도 함께 열렸다. 올해는 표명희 작가의 장편 어느 날 난민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인천공항 근처 난민센터를 배경으로 정치·종교·인종·()적 차별로 인해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는 불행한 삶을 사는 이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책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된 난민 문제를 추상적 정보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심사평을 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박연철 이사장은 선생의 작품과 더불어 삶과 가치관과 철학이 인문학적으로 탐구되고 있다면서 권정생 선생의 평상시 생각과 유언에 담긴 부탁에 따라 서두르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며 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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